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마약왕’ 박○○이 9년간의 난항 끝에 국내로 전격 송환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부는 25일 새벽 필리핀에서 복역 중이던 박○○(남, 1978년생)을 ‘임시인도’ 방식으로 국내 송환했다. 박○○은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핵심 인물로, 현지에서 징역 52년에서 6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러나 수감 중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외부와 접촉하며 국내로 마약을 유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번 송환은 장기간 교착 상태에 있던 인도 절차가 급격히 진전된 결과다. 정부는 그간 외교·사법적 노력을 이어왔으나 진전이 없었고, 최근 정상외교를 계기로 상황이 반전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초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게 직접 임시인도를 요청했고, 이후 약 한 달 만에 필리핀 측의 승인을 이끌어냈다.
법무부를 중심으로 한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대검찰청, 경찰청과 협력해 신속하게 인도 절차를 진행했다. 특히 법무부 검찰국장이 필리핀을 방문해 현지 법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장관 친서를 전달하는 등 고위급 접촉을 병행했다. 양국은 임시인도 조건과 호송 방식에 대해 수차례 협의를 거쳐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송환 과정에서도 안전 확보에 주력했다. 정부는 검찰, 경찰, 교정본부 등으로 구성된 10명 규모의 호송팀을 꾸렸고, 의료 인력과 교정기관 기동순찰팀을 포함해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난동이나 탈출 시도 등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과거 탈옥 전력과 필리핀의 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한 조치다.
향후 수사는 국내외 마약 유통망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과 경찰은 박○○이 공범들과 함께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밀수입·유통·판매한 혐의를 집중 수사하고, 조직 구조와 범죄수익 흐름을 규명할 방침이다. 범죄수익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이번 송환이 초국가범죄에 대한 강력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해외에 숨어 있는 범죄자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앞으로도 국제 공조를 강화해 마약 등 범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조치는 해외 거점 범죄에 대한 대응 체계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추가 범행이 확인될 경우 필리핀 당국과의 공조를 지속해 사법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방침이다.
네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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