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 ‘국제 호랑이의 날’, 호랑이를 지키면 숲과 지구가 살아난다

네버뉴스 기자

등록 2026-07-29 09:53

말레이시아에서 포착된 야생 호랑이(© Emmanuel Rondeau / WWF-US)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에는 상징처럼 호랑이가 자주 등장한다. 한반도를 ‘호랑이 형상’으로 표현할 만큼 호랑이는 우리 문화와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친숙한 존재였다. 설화와 민담 속에서는 용맹함과 지혜를 상징하는 동물로 등장했고, 오늘날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국 문화 곳곳에 살아있는 호랑이는 오늘날 야생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현재 호랑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상 멸종위기종(Endangered, EN)이며, 국내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201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호랑이 정상회담’에서 호랑이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7월 29일을 ‘국제 호랑이의 날’로 제정했다.


타고난 사냥꾼, 숲을 지키는 최상위 포식자


호랑이는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건강한 숲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우산종(Umbrella Species)이다. 우산종은 먹이사슬의 최상층에 있는 종으로, 해당 종을 보호하면 같은 서식지에 살아가는 수많은 야생동물과 생태계까지 함께 보호되는 종을 의미한다. 즉, 호랑이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숲은 다양한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건강한 생태계라는 뜻이다.


호랑이는 지역에 따라 털색과 몸집이 다르고 성체 호랑이의 몸무게는 약 75kg에서 최대 300kg까지 다양하지만, 모두 뛰어난 사냥 능력을 갖추고 있다. 자신의 몸무게보다 최대 5배 무거운 먹잇감을 사냥할 수 있으며, 두툼하고 부드러운 발바닥 조직(육구) 덕분에 먹잇감에게 거의 소리를 내지 않고 접근한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호랑이의 줄무늬도 모두 달라 개체를 구분하는 중요한 특징이 된다. 생후 6개월부터 사냥을 배우기 시작해 생후 약 2년이 되면 가족을 떠나 숲을 스스로 누비며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살아간다[1].


호랑이도 피하지 못한 멸종 위기


호랑이는 강인한 이미지와 아름다운 줄무늬 때문에 오랫동안 밀렵과 불법 거래의 대상이 되어 왔다. 아시아 일부 지역에는 가죽과 신체 일부를 장신구나 의약품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불법 거래가 이어지고 있으며, ‘호랑이 농장’도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산림 개발과 서식지 파괴까지 더해지면서 호랑이의 생활 터전이 크게 줄어들었다. 서식지를 잃은 호랑이가 인가로 내려오는 횟수가 증가하면서 인간과의 갈등도 늘어나며 보복 포획과 밀렵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지난 150년간 전 세계 야생 호랑이의 개체수는 약 95% 감소했으며, 2010년에는 야생 호랑이 개체수가 약 3200마리까지 줄어들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2].


호랑이를 지키면 숲과 지역의 자연이 살아난다


호랑이는 넓은 숲과 풍부한 물, 다양한 먹잇감이 있는 건강한 생태계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 다른 고양이과 동물과 달리 최대 8km에 이르는 강도 헤엄쳐 건널 만큼 수영을 잘하며, 더운 날씨에는 개울과 웅덩이에 몸을 담그며 피서를 즐기기도 한다. 그래서 호랑이는 숲과 강이 연결된 자연환경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호랑이를 보호하는 일은 단순히 한 종을 지키는 것을 넘어 숲과 강, 그리고 사람까지 함께 지키는 일로 이어진다. 실제 호랑이 서식지는 약 8억3000만 명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9개의 세계 주요 유역과 겹쳐 있으며[3], 서식지의 숲은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탄소 저장고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가 인도양 연안에 위치한 맹그로브 숲인 순다르반스(Sundarbans)이다. 세계 유일의 해안 맹그로브 숲인 순다르반스는 호랑이를 비롯한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이자 탄소 저장고이다. 하지만 WWF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보전 활동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70년에는 순다르반스의 호랑이 서식지 대부분이 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4].


야생 호랑이를 되살린 WWF의 글로벌 보전 활동


WWF는 2010년 호랑이 정상회담에서 13개 호랑이 서식 국가들과 함께 TX2(Tiger Times Two)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22년까지 야생 호랑이 개체 수를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정부, 시민단체와 함께 불법 밀렵 단속과 서식지 보호, 지역사회 협력, 호랑이 농장의 단계적인 폐쇄 등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0년 약 3200마리까지 감소했던 전 세계 야생 호랑이는 2023년 약 5574마리까지 회복되는 성과를 거뒀다[5].


WWF는 2009년부터 타이거 얼라이브 이니셔티브(Tiger Alive Initiative)를 운영하며 개체수 증가와 더불어 지역사회와 원주민이 보전 활동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3년에는 2034년을 목표로 한 호랑이 보전 전략을 수립해 22개의 핵심 보전 지역에서 야생 호랑이 개체군과 서식지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6], 잠재적 서식지를 복원해 과거 서식지로 호랑이가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도록 보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상 속에서 호랑이 보호에 참여하는 ‘해피애니버서리’ 캠페인


한국WWF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WWF의 글로벌 호랑이 보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피애니버서리(Happy Aniversary)’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동물 기념일을 계기로 멸종위기 동물을 조명하는 해피애니버서리 캠페인은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호랑이를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이를 통해 강한 동물이라는 이미지 뒤에 가려진 멸종위기의 현실과 호랑이가 숲 생태계 전체를 지키는 우산종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후원을 통한 일상 속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WWF는 1960년대부터 호랑이를 대표적인 보전종으로 보호해 왔으며, 앞으로도 건강한 숲과 생물 다양성,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위해 호랑이 보전 활동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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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자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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