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렘보(Brembo)의 지원으로 이코노미스트 엔터프라이즈(Economist Enterprise)가 실시한 신규 연구 결과,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대중의 안전 인식과 전문가 평가 간 격차가 드러났다
자동차 및 모터스포츠 분야를 위한 첨단 솔루션을 개발하는 이탈리아 모빌리티 혁신 기업 브렘보(Brembo)의 지원을 받아 이코노미스트 엔터프라이즈(Economist Enterprise)가 실시한 ‘안전한 이동을 위한 신뢰 구축(Safety in Motion: Driving Trust in Modern Mobility)’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전 세계 10명 중 9명은 일상적인 도로 이동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통 시스템을 설계·구축·운영하는 전문가 가운데 이에 동의한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5%에 불과했다. 브렘보의 지원으로 이코노미스트 엔터프라이즈가 실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대중의 안전에 대한 신뢰와 전문가의 평가 사이에 뚜렷한 ‘신뢰 격차’가 존재하며, 특히 도로 안전 수준이 낮은 국가일수록 그 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이번 연구는 브라질,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이탈리아, 일본, 한국, 영국, 미국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 10개국의 도로 이용자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약 75%를 차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20만 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가운데 실제 안전 수준보다 높은 대중의 안전에 대한 자신감이 도로 안전 개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분석됐다. 이에 산업계와 정책 입안자들은 객관적인 근거와 투명성, 측정 가능한 성과를 기반으로 대중의 신뢰를 구축해 이러한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엔 사무총장 직속 도로안전 특사인 장 토드(Jean Todt)는 “이번 연구는 대중들이 자신의 일상적인 교통 안전에 대해 전문가들보다 훨씬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안전한 이동을 위해서는 신뢰가 필수적이지만 과도한 자신감은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가장 위험한 도로일수록 이용자는 더 안전하다고 느껴
도로 이용자와 전문가 간 신뢰 격차는 브라질, 중국, 인도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들 국가에서는 응답자의 94%가 도로에서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답해 조사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에 교통 전문가 가운데 이와 같은 의견을 보인 비율은 18%에 그쳤다. 이들 세 국가의 평균 교통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6.2명으로, 대상 조사국 평균의 약 두 배에 달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이코노미스트 엔터프라이즈 정책·인사이트 부문 총괄 프라티마 싱(Pratima Singh)은 “브라질, 중국, 인도에서는 새로운 인프라와 첨단 차량, 기술 발전 등 눈에 띄는 현대화에 힘입어 대중의 안전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고, 이는 실제 안전 수준의 향상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다”며 “사람들은 시스템이 실제보다 더 안전하다고 믿을수록 도로에서 스스로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안전에 대한 인식에는 계층별·세대별로 차이를 보여
교통 이용 안전에 대한 신뢰는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저소득층은 중·고소득층보다 일상적인 이동 안전에 대해 신뢰가 낮거나 확신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약 두 배 높았다. 세대별로는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높은 신뢰 수준을 보였다. 이들의 94%는 도로 안전에 대한 높은 신뢰를 나타냈다. 반면 Z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는 상대적으로 신뢰 수준이 낮았으며, 각각 12%와 16%가 자신의 일상적인 이동 안전에 대해 신뢰가 낮거나 확신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 새롭게 떠오른 안전 위험, 사람과 시스템의 상호작용
차량이 점점 더 고도화되면서 자동화된 시스템과 사람의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기계적 결함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은 교통 전문가는 3%에 불과했다. 대신 30%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잘못 사용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가장 큰 안전 문제로 지목했다. 또 다른 24%는 운전자의 주의를 도로에서 분산시키는 기능을 가장 심각한 위험 요소로 꼽았다.
일반 이용자들 역시 자신의 행동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운전자 보조 기술의 마케팅 방식도 문제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65%는 광고가 시스템의 실제 성능을 과장할 수 있다고 답했고, 62%는 운전자가 주의를 덜 기울여도 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60%는 기술의 장점을 강조하는 반면 한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 대중은 더욱 강력한 안전 정책을 원해
교통 안전에 대한 높은 신뢰 수준에도 불구하고 일반 이용자의 88%는 제한속도 하향과 법 집행 강화 등을 포함해 보다 강력한 도로 안전 정책을 지지했으며, 더 안전한 교통 시스템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교통 전문가의 68%는 규제기관과 산업계 간 협력 부족이 안전 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마테오 티라보스키(Matteo Tiraboschi) 브렘보 회장은 “신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모빌리티 생태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산업계는 책임감 있는 혁신을 지속해야 하고, 정책 입안자는 효과적인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하며, 양측은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국민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가마다 도로 안전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고 무너지는 방식도 달라
도로 안전에 대한 신뢰는 기술 수준보다 각국의 문화와 제도, 거버넌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가별·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연구는 강조했다. 또한 국가별 신뢰 환경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에 맞는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 신뢰 낙관형(브라질·중국·인도): 이용자 94%, 전문가 18%로 신뢰 격차가 76%에 달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들이지만, 대중의 낙관론이 실제 안전 성과를 앞서고 있다.
· 신뢰 수호형(일본·한국): 이용자 84%, 전문가 70%로 가장 작은 격차를 보였다. 독립적인 검증과 높은 신뢰성이 기반으로 형성됐지만, 안전 성과가 서서히 악화될 경우 제도에 대한 신뢰도 쉽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
· 신뢰 검증형(프랑스·독일·이탈리아): 교통사고 사망률은 가장 낮지만, 이용자와 전문가 간 신뢰 격차는 39%에 달했다. 대중들의 높은 신뢰와 함께 불투명하거나 과장됐다고 느끼는 기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공존한다.
· 신뢰 조율형(영국·미국): 이용자의 높은 신뢰(92%)가 제도적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돼 있다. 다만 규제 실패나 기업의 은폐 사건이 발생할 경우 신뢰가 크게 훼손될 위험이 있다.
장 토드 도로안전 특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도로에서 안전하지 않다”며 “이러한 도로 안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책임 있는 혁신과 효과적인 규제, 그리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고, 도로 위의 신뢰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쌓아가야 하는 것이다. 또한 도로 안전에 대한 연구와 논의도 중요하지만, 결국 생명을 구하는 것은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보고서 전문은 이코노미스트 엔터프라이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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